바둑, 그리고 구글 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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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둑협회에 따르면 바둑의 역사는 무려 2500년 혹은 그보다 훨씬 전인 4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바둑은 중국에서 유래하여 한국 및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한국에서 프로바둑기사가 65년 전 처음 나오기 시작해, 최근 수십년 간 한국은 바둑의 세계를 점령해왔습니다. 2004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바둑이 “순수한 정신적 기술로 승부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생존 게임”이라고 하면서, 바둑에서 인간을 이길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10년 만에 얼마나 많은 것이 바뀌었는지요! 

얼마 전 구글 딥마인드에서 마련한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챌린지 매치 기념 갈라 디너에서 저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바둑 두 분야의 천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자리에서 구글 프로그래머 제프 딘과 함께 (사진 제공: 구글)

이세돌 9단과 전 구글 CEO이자 지금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체스와 비교해서 바둑은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컴퓨터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조합해 계산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고의 바둑기사는 보통 직관과 경험에 의거해 두는 경우가 많아서 컴퓨터 프로그램은 이를 절대 따라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죠. 

(왼쪽부터)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 한국의 이세돌 9단,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AP 사진) 

이번 대국을 준비하기 위해 알파고는 스스로 바둑을 두면서 최고 바둑 기사들의 경기 방법을 “학습”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제 인공지능이 이렇게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은 향후 복잡한 의료, 과학 문제를 푸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가능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죠. 인공지능이 앞으로 이 분야에서 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커다란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도 있습니다.  


알파고 대 이세돌9단 (AP 사진)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승리에 대해 너무 낙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세돌 9단은 분명 최선을 다했고 한 경기를 이겼으며 벌써 재대결을 요청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스탠퍼드 대학 인공지능 연구소의 컴퓨터 과학자인 페이페이 리 소장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습니다. “저는 전혀 놀랍지 않았습니다. 가장 빠른 인간보다도 자동차가 더 빨리 달린다는게 놀랄 일인가요?”    

현장에서 대국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세돌 9단과 구글 팀 모두에게 그동안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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