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금요일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세번째 뜻깊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첫번째는 2013년 초 박근혜 대통령께서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제가 미국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커트 캠벨, 대니얼 러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서면으로 전달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주한미국대사로서 대통령께 신임장을 제정하는 자리인만큼 더욱 벅차고 설렜습니다. 사실 미국에 있을 때에는 새로 부임하는 각국 대사들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신임장을 제정할 때 오바마 대통령 옆에 서서 대사들에게 자료를 전하는 것을 돕기도 하면서 주로 신임장을 제정받는 쪽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입장이 바뀌어 신임장을 제정하는 자리에 서니 아무래도 훨씬 더 긴장이 되었습니다.
신임장을 들고 청와대로 향하며
청와대에 도착하니 일렬로 선 군인들이 저를 환영해주었습니다. 이들의 노고에는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청와대 안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는데 놀랍도록 아름다운 병풍과 예술품들이 저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청와대의 아름다운 병풍을 배경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함께
(사진제공: 청와대)
(사진제공: 청와대)
기자들을 앞에 두고 몇 번 연습도 해보았는데 제발 실수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다행히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청와대의 신임장 제정식은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를 잘 조화시킨 매우 우아하고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참 운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이 끝나고 나오면서 대통령께서 저에게 영어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보셔서 저는 한국어로 “지금 저는 한국어 학생입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대통령께서 저의 노력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한미 관계에서부터 군사 동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한미 관계는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지역적, 세계적으로 다양한 문제들의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의 핵심 관심사는 보건, 안보, 경제 그리고 인적 관계입니다. 북핵 문제 같은 어렵고 복잡한 도전 과제를 두고 한미 양국이 함께 협력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내실있고 의미깊은 대화를 함께 한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도 참 따뜻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고 대통령께서 귀중한 시간을 많이 할애해주셔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박근혜 대통령을 깊이 존경하고 있으며, 최근 베이징에서의 만남도 매우 기껍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제 대사로서 임무를 수행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앞으로 한국민들과 더욱 많이 만나고 좋은 관계들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